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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말기, 환자 가족들이 알아야 할 것

by info2944 2025.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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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개인적이고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이야기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얼마 전, 저는 저희 엄마를 췌장암 4기로 떠나보냈습니다.
엄마는 복통과 구토로 종합병원에 내원하셨고, 검사 결과 간과 뼈로 전이된 췌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으셨어요.
그때부터 불과 2달 반 만에 엄마는 저희 곁을 떠나셨습니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저는 참 많은 것들을 고민했고,
엄마가 떠난 후에도 수십 번 생각했습니다.
"그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했을까?"
"과연 우리가 했던 의료적 선택들이 엄마에게 편안함을 줬던 걸까?"

이 글은 저와 같은 상황을 겪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써 내려갑니다.


엄마의 마지막 여정

엄마는 진단 당시 이미 온몸에 암이 퍼진 상태였습니다.
복통과 구토, 7kg 넘는 체중 감소, 극심한 통증, 황달, 황달로 인한 피부가려움...

하루하루 힘든 싸움의 연속이었지요.

담즙배액관을 달아 담즙을 배출시키고 암덩어리로 막힌 장에 스텐트를 시술해서 소화가 가능하게 처치했지만 암성통증이 너무 심해 항암치료를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엄마는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셨고 그곳에서 수액, 진통제, 인슐린으로 하루하루를 버티셨습니다.


소변줄과 금식, 그리고 내가 놓쳤던 것들

호스피스 병동에 있은지 보름 정도가 지난 어느 날 엄마는 화장실을 가실 때 휘청거렸어요.
위험하니 병원측에서는 소변줄을 달자고 하셨고 병원의 제안을 받아들여 결국 소변줄(요도 카테터)을 달게 되셨지요.

그때는 몰랐습니다.
소변줄을 단다는 것은 다시는 걸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는 것을.
그 후 엄마는 침상에 누워만 계셨어요.

암성통증은 갈수록 심해지고 극심한 통증을 느끼던 어느 날, 담당 의사에게 '소화기관이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니 당분간 금식하자'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믿었지만, 당분간이라는 말은 영원히라는 뜻이었다는 것을 돌아가시고 알았어요.

금식 후 돌아가실 때까지 엄마는 아무것도 드시지 못했습니다.
수액과 진통제, 인슐린으로만 버티시다 돌아가셨어요. 한번의 선택은 돌이킬 수 없다는 뜻입니다.


엄마의 마지막 소원, 그리고 내 선택

병원에서는 금식이라고 했지만
어느 날 엄마가 "배고프다, 키위 먹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의사도 금지했고 간호사도 반대했지만
저는 엄마의 마지막 소원이라 생각하고 키위를 갈아 즙을 내어 거즈에 묻혀 드렸습니다.
엄마는 정말 행복하게 드셨고, 저는 그 순간만큼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다시 되돌린다면 저는 소변줄을 억지로 달지도 않고 금식도 억지로 시키지 않았을 겁니다.

왜냐면 엄마는 병원에 있는 내내 소변줄을 떼려고 하시고 수액바늘도 빼려고 하셨어요.

병원에서 하라고 하는데로 하는게 최선일꺼라 생각했지만 조금 더 환자의 입장을 생각했다면 선택은 달라졌을 것입니다!


📌 암 말기 환자 가족들이 알아야 할 것

엄마가 떠난 뒤, 저는 공부했습니다.
왜 암 말기 환자에게 이런 증상들이 오는지, 우리가 했던 선택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암 말기, 죽음은 자연스러운 신체 과정의 끝이라는 것을요.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가 아니라, 고통을 덜어주는 돌봄과 사랑이라는 것을요.

 

 


📄 말기 암환자에게 흔히 시행되는 처치 정리

처치명 필요한 경우 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산소 공급 숨 가쁨, 호흡곤란 시 임종 직전 자연스러운 호흡 멈춤
수액 공급 심한 갈증 호소 시 임종 직전, 부종·폐부종 위험
소변줄 (요도 카테터) 방광 팽창으로 인한 불편감, 피부 보호 필요 시 자연스러운 소변 감소, 이동 불편 시
진통제 (모르핀 등) 통증 완화 목적 필수 처치, 중단 금지
항생제 사용 증상성 감염 시 임종 직전, 치료 효과 기대 어려울 때
심폐소생술 (CPR) 회복 가능성이 있을 때 임종 직전 대부분의 경우, 고통만 연장

 


가족이 꼭 기억해야 할 점

✅ 말기 암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연명치료가 아니라, 편안함과 존엄한 죽음
✅ 모든 처치는 환자의 편안함을 기준으로 결정
✅ 필요하면 언제든 '의미가 있는 처치인지' 의료진에게 질문하는 것이 보호자로서 당연한 권리


⭐️ 가족이 의료진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 예시

  • "이 처치를 하지 않으면 환자가 불편해지나요?"
  • "이 처치를 통해 환자가 회복할 가능성이 있나요?"
  • "혹시 이 처치가 환자에게 고통을 더 줄 가능성은 없나요?"

말기암 환자의 가족은 후회가 남지 않기 위해
의료진의 말에만 의존하지 말고,
항상 '이 처치가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인지' 물어봐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순간, 사랑하는 사람과의 시간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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